뇌전증 (Epilepsy)
뇌전증 (腦電症)은 경련을 일으키고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발작 증상이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병이다. 흔히 말하는 '간질병' (癎疾病) 또는 '간질'의 정식 명칭이다. '간전증' (癎電症)이라고도 부르며, 의학계와 보건당국에서는 '뇌전증'이란 명칭을 쓴다. 대한간질학회의 현재 명칭이 대한뇌전증학회다. 보건당국은 간질이란 병명을 법령용어에서 공식적으로 없애고, 대신 뇌전증이란 명칭을 쓰기로 했다. 간혹 “전간”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이들이 있고 항뇌전증약 (뇌전증에 사용하는 약)을 “항전간제”라 부르기도 하는데, 실은 “전간”은 이 질병의 옛 명칭으로 현재 중국과 일본에서도 쓰이는 용어다. 이 '전간'이 일본식 발음으로 "텐칸"인데, 이게 바로 한국어 뗑깡의 어원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및 특수교육학계에서는 '경련장애'로 칭하며, 건강장애의 일종으로 본다. 당연히 특수교육대상자로서 관련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약물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경우도 많고, 별다른 지적, 신체적 장애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많은 경련장애 학생들은 충분히 일반학교 내 일반학급에서 수학할 수 있다.
이전 질병명인 간질에 "간" 자가 들어가서 정말로 지방간이나 간암같이 간에 생기는 질환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병은 뇌에 관련된 병이다. 유의하자. 단 후술하듯이 간장애와 같이 '내부장애'이긴 하다.
한국에선 이 질병을 순우리말로 지랄병이라는 욕설로 부를 정도로 정말로 인식이 좋지 않았으며, 이 병이 찾아오면 자기도 모르게 돌출행동을 하기에 주변에선 미친 것처럼 취급했기에 과거엔 지랄병이나 간지럼병 등의 괄시적인 말도 있긴 했던 것이나, 원래 이 질병에 걸리게 된 사람들은 정말로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니 존중의 차원에서라도 이런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간·간질이란 옛 용어를 폐기한 것도 병명 자체에 붙어버린 나쁜 인식을 개선하기가 어려워서 일단 생소하면서도 병의 특성을 잘 서술하는 뇌전증이란 용어를 새로 도입한 것이다.
앞서 말했듯 워낙 인식이 나쁜 병이라 '자다가 경기 (驚氣)를 일으키는 때가 있다'라거나 뇌파가 불안하다는 식으로 숨기는 경우가 많다. 유럽, 특히 가톨릭 계열의 입김이 강한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예전에 뇌전증이 악마가 몸에 빙의한 것이라 생각해서 인식이 굉장히 나빴다. 이게 의학적으로 규명이 됐어도 아무리 봐도 뭔가에 씌었다고 생각했던 것은 여전했는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비열한 거리들》에서 보면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뇌전증이 있다고 나쁘게 보는 주인공의 삼촌이 나온다.
의외로 굉장히 흔한 질병이다. 전 세계적으론 390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 추정되며 이는 거의 전체 인구의 0.5% 정도의 비율이다. 한국에서도 약 36만명의 환자가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래에서 설명하듯 스펙트럼도 넓어 이 환자들 모두가 무조건 정신을 잃고 전신에 경련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 (=대발작)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뇌전증에 대한 인식은 그렇게 박혀버린 상황. 고로 이 병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간질을 의미하는 한자 癎 (간)의 경우 경련, 거기에 동반되는 마비 등을 통칭하는 말로 간혹 정신이상 계통에서 쓰이기도 하지만 이 말이 쓰인 질병 대부분은 '일시적인 마비나 경련 증상'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어른은 癲, 아이는 癎이라고 해서 전간증 (癲癎症)이라고도 불렀지만 사실 같은 병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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